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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t Exhibition

​이희돈 개인전

인연(緣) 新作 : rolling

2023.4.5 Wed - 4.30 Sun

36번 20F 23년.jpg

인연(緣) 新新 : rolling, 얽히고 설키다

반복적인 붓질로 나타나는 물감들의 다채로운 형태를 통해 우리의 삶과 그 속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인연을 캔버스 위에 표현했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예술은 근본적으로 인간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하나의 매개체라 생각한다. 특히 색채에서 오는 느낌과 작품 속에서 느껴지는 수많은 이야기가 더해졌을 때 아름다움이 극대화되죠. 그래서 사람들 간의

아름다운 인연을 표현하고 싶었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예술은 근본적으로

인간의 아름다움을 극대화 할 수 있는 하나의 매개체라고 생각한다. 특히 색에서 오는 느낌과

작품 속에서 느껴지는 수많은 이야기가 더해졌을 때 아름다움이 극대화된다. 그래서 사람들 간의

아름다운 인연을 표현하고 싶었다.

인연緣

나의 작업은 스스로에 대한 탐구에서 출발해 주변 사람들, 그들과의 관계로 뻗어나갔다.

단색조의 색감으로 어떤 이는 단색화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스스로는 일종의 군상을 표현하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개개인이 얽히고설켜 살아가는 관계를 보여주고 있는 군상이다. 

고희古稀를 지나는 시점에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면 이렇게 오고 가던 사람들과의 관계가 나를

채찍질했고, 작업의 방향을 제시해 주었던 것 같다.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과의 관계가 아니겠는가. 화면 안에서 물감은 종으로 횡으로

뻗어나가며 층을 이루고, 그 위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모두가 닮은 듯 서로 다른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듯 쌓이고 쌓이는 물감의 층은 새로운 조화를 만들어낸다.

 

이희돈 (HEE DON LEE)

질감質

동양적 사상과 한국성에 기반을 둔 색과 형태를 찾 싶었다. 그 과정에서 종이를 사용해 화면의

바탕을 마련했다. 명주실, 노끈 등의 재료를 엮어 바탕을 짜고 한지, 닥종이 등을 섞어 그림의 층을 만들어나갔다. 한국의 전통적 재료라는 의미를 넘어 한국적 감성을 담아내고자 사용한 것이다.

원색의 아크릴은 화려하고 선명한 색감을 가지고 있지만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다소 차갑게

느껴질 수 있다. 여기에 따뜻한 성질의 질감을 더하고자 사용한 재료가 종이였던 것이다.

조형적으로는 마티에르의 대비를 통해 형태를 만든다. 이를 통해 드러나는 형태는 나만의 미적

원칙을 담은 원형 元型이라고 할 수 있다. 부드럽던 물감 덩어리는 때로는 거칠게 일렁이며 시각적 변주를 보여준다.

이희돈 (HEE DON LEE)

구멍孔

내 작업에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구멍이었다. 붓질을 통해 화면을 채우기 바빴던 시간을 지나 점점 화면을 비워나갔다. 형상을 없애고 화면을 단순화했다. 지우고 쌓기를 반복하다가 마음을 비우듯 화면에 구멍을 뚫어 그린 것을 다 지워낸 것이 시작이었다. 구멍을 뚫고 다시 쌓아가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을 보며 고행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어떤 이에게는 고행처럼 여겨지겠지만 나에게는 어떻게 완성될지 모르는 시간을 쌓아가는

과정이다. 우리는 비움과 채움을 반복해나가며 자신만의 화면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희돈 (HEE DON LEE)

형상狀

고향을 떠나 도착한 서울은 매우 재미있었다.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재미있었고, 수많은

빌딩과 자동차들을 보는 것도 새로웠다. 도시의 화려함에 매료되었지만 가슴 한구석에는 항상

고향의 풍경에 대한 향수가 더욱 깊어졌던 것 같다. 시간이 갈수록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커졌다.

부드러운 흙과 바람, 향기로운 풀...

나는 이 모든 것들을 조합한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들은 어느새 점점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나의 이야기이며, 자화상이다.

 

이희돈 (HEE DON LEE)

생명력이 충만한 '날 것'의 미학

이희돈이 반복적인 손의 움직임을 통해 도달하는 곳은 정신적이라기보다는 물질적인 영역이다.

이것이 1세대 단색화 작가들과 다른 부분이다. 다색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단색을 사용할 때

조차도 이희돈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최종적인 느낌은 물감이 지닌 물의 즉물성이다. 그것은

정신적인 차원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물질이 지닌 일차원적인 감각적 지각과 관련된다.

..중략..

이희돈은 높은 강도의 노동 집약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작가이다. 그렇기 문에 그의 작업은

투여되는 시간에 비례하여 밀도가 높아진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작업을 '선언적'으로 드러내놓지 않는다. 그의 그림은 개념적이기보다는 육감적으로 느껴진다. 그것은 오히려 민화의 생명력에

더욱 가까운 것이다. 그것은 분명 '날 것'의 맛이다.

푹 익어 곰삭은 데서 오는 고상한 맛이 아니라, 분출하는 생명력이 팔팔하게 느껴지는 '날 것'의

미학. 그것이 바로 이희돈이 추구하는 예술의 세계인 것이다. 그것은 색채의 저항. 형태의 저항에

뿌리박고 있으며, 다른 것과 비슷하지만 허를 찌르는 위트와 역설을 담고 있기도 하다.

윤 진 섭 (미술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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